2024 La nuit Blanche_백야
2024.3.8-3.17
140-1, Samcheong-ro, Jongno-gu, Seoul, Republic of Korea
Exhibition, Key Visual Design, Curation
사진제공 : 정호석
PROJECT
마리안느캠프 작가는 네덜란드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말총과 다양한 천연 소재로 오랜시간 소재와 시간을 쌓아 작품을 완성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말총과 리넨, 면, 실크 등을 함께 직조한 기존 작품과 함께, 아엘시즌의 한지와 한지실로 작업한 아름다운 신작을 선보였습니다.
ARTIST NOTE
It is like taking a walk in winter-time, when the fresh snow has just fallen. The snow leaves a white blanket, creating a serenity and stillness that is inviting. Everything looks different; shapes are softened and sounds only whisper - a different energy is noticeable.
The strong contrast of the white and black from the materials like the pure white Hanji-paper, as freshly fallen snow and the black paper thread, almost like leafless tree branches. These materials I used for this project gave me the same inviting feeling as a winter-walk. While feeling the texture and researching the characteristics I found myself looking with curious eyes upon materials I never used before.
Just by sitting in my studio and touching the materials, I fell in love and so the inspiration came quite easy. The black paper thread I used in different ways: woven loosely in a white cotton warp and weft, creating lines or ‘footsteps’ and more roughly woven full of texture.
The element of play and mixing various ways of knotting, looping created this whole new line of weaving designs. Open and dense, raw and sensitive, all the designs have a natural and organic feel.
The elements of form, the fall of light and shadows where a starting point for using the Hanji paper. Not by bluntly cutting the attractive handmade papers but by gently tearing it in certain shapes. Just by moulding and folding the pieces of papers into certain directions, objects appeared. I didn’t want to force anything I wanted them to be simple and delicate.
The same goes for the embossed paper sheets, here I pressed my own textured weavings into the paper, giving the paper a slight imprint, hinting at the form like hidden under freshly fallen snow.
Working with Hanji-paper and the paper thread was an enriching experience because of their unfamiliarity. They made me aware of a quality and uniqueness, which is a joy to work with and also a logical follow up to the range of materials like horsehair and other natural plant fibers I already use. I also rediscovered play and a way of experimenting which is a welcome addition to my weaving practice.
Marianne Kemp
(의역)
동방의 빛을 따라 한지의 세계를 만나는, 봄의 언덕에 오르다
아침에 눈을 뜨니 밤새워 내린 눈이 세상을 바꿔놓았다. 하얀 고요함이 천지를 진동한다. 문학평론가 이어령은 이 상태를 “아름다운 쿠데타“라고 말했다. 가히 색의 기운이 폐부 끝자락까지 스며든다. 광화(光華)는 빛으로 세상을 짓는다. 환하고 아름답게 눈부신 너를, 나를 본 적이 그 언제였던가?
나무의 각질이 물을 만나 하얀 질료로 거듭난 사물이 한지다. 종이의 속살에는 사계를 버틴 뿌리의 생명력과 줄기의 부지런함과 꽃의 노래가 숨어 있다. 아이의 볼 피부와 같은 표면에는 어느 장인의 무심한 손길이 숨이 되고, 바람을 머금은 빛은 고래 심줄보다 질긴 섬유 세포 엮어 하얀 미학으로 마감한다.
전시 <봄을 오르다>는 나무의 죽음을 생명의 조각으로 환생시켜 우주의 별자리로 옮긴 박선기 작가의 군집화 의식에 3명의 한지 작가들이 저 마다의 해석을 덧붙여 빛, 조형, 물성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충돌과 반동, 적막강산, 도시의 징후를 주제로 한국의 정서를 사진에 투사하는 이갑철 사진가의 모진 서사는 2명의 한지 작가가 모티프 삼아, 자연의 시간과 사유의 정서가 일렁이는 기물을 탄생시켰다.
이번 메종 전시는 종이와 종이의 구별성, 차별성을 논하기에 앞서, 동방의 빛이 지은 자연의 이치와 사물의 존재를 인식하는 각별한 프로젝트이다. 한지의 몸에서 광화하는 ‘희다’와 한지 질료의 말초신경에 퍼져 있는 순리의 ‘자연’을 감각하는 별천지 봄을 오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서울에서 보내 준 순백의 한지와 강하게 대비되는 먹색의 한지사는 갓 내린 눈과 잎이 떨어진 검은 나뭇가지를 연상시켰고 그것은 마치, 겨울 산책을 하는 것과 같은 매력을 주었습니다.
한지의 질감을 느끼고 특성을 연구하면서 이 종이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재료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저 자신을 발견하였고 영감은 꽤 쉽게 찾아왔습니다.
이번 신작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용한 검은 종이실은 흰색 코워프와 위사로 느슨하게 엮어 선을 만들고, 거친 질감으로 평면을 가득 채우는 작업을 통하여 놀이적인 요소와 다양한 매듭과 고리를 혼합하는 완전히 새로운 직물 디자인 라인으로 탄생했습니다. 개방적이고 생동감 있는 이 디자인은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매력적인 수제 종이 한지는 형태의 요소, 빛의 흐름과 그림자를 표현하기에 적합합니다. 한지를 싹둑 자르지 않고 부드럽게 찢어 조각들을 일정한 방향으로 성형하고 접는 것만으로 의식적으로 단순하고 섬세하기를 원하지 않아도 새로운 형태의 자연스럽고 훌륭한 오브제를 만들 수 있었고 질감이 있는 직조물을 종이에 눌러 엠보싱 한 작업은 갓 내린 눈에 가려 진 듯한 어떤 형태를 암시하는 형태들을 표현하였습니다.
낯선 재료인 한지와 종이실의 작업은 저에게 아주 새롭고 풍부한 경험이었고 독창성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말총과는 또 다른 천연 소재로 지금의 작업과 연계하고 확장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고 흥미로운 실험 방법들을 재발견하게 해 주었습니다.
CREDIT
공동기획: Metaphor seoul, gally nuieun
작가:Marianne Kemp